결혼 기념일 한 달 전 즈음부터 신랑이 계속 뭘 갖고 싶냐며 물었지만,
출산용품 사느라 돈 펑펑 써대고 있는 나는....
인생 중 몇 안 되는 '물욕 없는' 시기를 보내고 있는 덕분에. ㅋㅋㅋㅋ
신랑은 간단한 레고를 선물로 받고, 나는 출산 선물에 합쳐 받는 걸로 보류를 해두었다.
대신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무언가를 준비하라는 미션을 주었다.
뭐 크게 기대하진 않았지만.....ㅋㅋㅋㅋㅋ
그래도 나름 꽤 감동적인 포인트가 꽤 있었던, 행복한 결혼기념일이었다.
첫 번째 감동 포인트!!
오늘같은 날은 일찍 퇴근하겠다며, 다섯시반에 일어나 여섯시도 되기 전에 출근한 신랑. ㅎㅎ 원래도 일찍 오는 편이지만 금요일도 아닌데 초스피드로 집에 오느라 고생 많았어요 ㅠㅠ
나도 직장인이었으니, 30분 일찍 일어나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아는 입장에서.. 와이프 기다리지 않게 하려고 나 골아떨어진 사이에 혼자 일찍 일어나 혼자 출근했다는 게 얼마나 기특하고 미안하던지.
![](http://아름다운땅.kr/src/data/cheditor4/1604/Awn5zq88bIDjvbMvJdsWRq3.jpg)
이제 선물도 받았으니, 밥 먹으러 고고!!
요즘들어 차만 타면 배가 심하게 뭉치는 덕에, 어디 멀리 갈 생각은 하지도 못하고 그냥 동네 괜찮은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기로 했다.
지나가며 매일 보긴 했지만 한 번도 가보진 않았던 '아름다운 땅'
![](http://아름다운땅.kr/src/data/cheditor4/1604/9TpYRmCq.jpg)
크랩 크림파스타.
요즘 입맛이 유난히 예민해서 절밥처럼 먹고 있는 나에게는 좀 짜긴 했지만, 그래도 비린 맛 없이 맛있었다. 요즘 덩달아 싱겁게 먹는 신랑도 좀 짜다고 했지만... 보통 입맛의 사람들에겐 적당히 괜찮은 정도일듯 하다.
![](http://아름다운땅.kr/src/data/cheditor4/1604/zqD7GnJe3BXhlDOnRjlo9tUUc.jpg)
양갈비 스테이크. 어쩌면 이게 세 번째 감동 포인트일지도. ㅎㅎㅎㅎ
연애할 때 남산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양갈비 처음 먹어본 뒤 완전 반해서 그 뒤에 양갈비 있는 레스토랑에서 몇 번 먹어봤는데, 매번 냄새들이 좀 나서 실패했었다.
신랑은 그냥저냥 먹을만 하댔는데, 고기냄새에 민감한 나는 한 번 먹고 도저히 입에 댈 수도 없었던 양갈비도 있었.........
근데 이건 냄새도 안나고 괜찮다! 웰던으로 익혀서 임산부가 먹기에도 좋고, 질기지도 않다.
데코도, 맛도, 양도 아주 맘에 들었다.
![](http://아름다운땅.kr/src/data/cheditor4/1604/6ux4IZeP7VfUduC6RU.jpg)
일요일부터 사다놓고 결혼기념일에 먹겠다며 벼르고 벼르던 빌리엔젤 케이크. ㅋㅋㅋㅋ
밀크 크레이프는 내가 고른거, 쇼콜라케이크는 신랑이 고른건데...........
쇼콜라 정말 달다. 당 폭발할 것 같다.
맛은 있는데, 한 입 먹을 때마다 아가가 1mm씩 자라는 것 같다며, 양심의 가책이 느껴진다며 신랑한테 계속 먹어도 괜찮을까 물어가며 먹었다. ㅋㅋㅋㅋㅋㅋ
다음번엔 당근케이크와 레드벨벳케이크에 도전해봅시다!!!!!
![](http://아름다운땅.kr/src/data/cheditor4/1604/SZXpDB8ihztlYpEVQm28o.jpg)
마지막 선물은....
밥 배불리 먹고 산책하던 중 왠지 꽃다발이 없어서 서운하다는 내 얘기에
꽃다발 대신 요즘 내가 좋아하는 화분 하나를 사주겠다며 들어간 꽃집에서 데려온 행운목!!
키우기 쉬운 꽃만 만지작거리고 있는 내 옆에서,
이거 행운목 맞죠? 하더니 이걸 사자고 하는 신랑. 왠지 우리 집에 행운이 들어올 것 같다나. ㅎㅎㅎㅎ
안 썪히고 잘 키울 수 있을지 걱정되지만.... 잘 자라서 우리집에 행운이 듬뿍듬뿍 들어오게 해볼게요!!
그렇게 소소하고도 감성폭발인 임산부에겐 아주아주 행복했던,
우리의 두 번째 결혼 기념일
평생 이렇게 사랑하며, 서로 의지하며, 결혼을 우리가 가장 잘 한 선택이라 믿으며
행복하게 살아갑시다 신랑!!
[출처] 어느새 결혼한지 2년! 두 번째 결혼 기념일♥|작성자 복숭아